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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김동길칼럼
전직 대통령도 문병 가서 “화해”를 청하고, 현직 대통령도 문병 가서 “이해”를 청하는 이해 못할 일들이 국민의 마음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김영삼 씨가 병문안 가서 김대중 씨에게 “화해”를 청한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전제하고, 15대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그 날이 언제 쯤 될지 우리는 전혀 알 길이 없지만, 김영삼 씨가 김대중 씨의 영정을 들고 장례행렬에 참여했으면 더욱 좋겠다고 덧붙였다는데, 내 생각에는 망언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문병 간 사람들이 모두 쾌유를 빌고 또 워낙 끈질긴 생명력을 타고 난 분이라, 앞으로 더 오래 살 거라는 관측도 있어서 나도 차제에 한 가지 부탁을 드릴까 합니다. 일전에 이 홈페이지에서, 정부의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친일파를 많이 잡으려고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과거 정권 하에서 억울하게 무너진 기업과 패가망신한 개인의 억울한 과거의 진상을 밝혀 바로잡아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글을 쓰면서 대한생명과 최순영 회장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 글에 대한 반응은 엄청났습니다. 내 말이 맞다고 하면서 억울한 사람의 억울함은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 글을 읽고 <신동아 그룹>의 옛 직원들도, 얼마나 부당하게 권력에 의해 회사를 빼앗겼는지 그 경위를 설명하는 글과 증빙서류를 한 아름 우편으로 내게 보내 주었는데 아직 다 읽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나에게 DVD 한 편이 전해졌는데, 김대중 씨가 대통령 재임 중인 1999년 12월 19일 KBS의 특별기획 “거실에서 만난 대통령” 프로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던진 한 마디가 매우 충격적이어서 여기에 소개를 하지 않을 수가 없고, 가능하면, 세상 떠나기 전에 이 일에 대해서는 꼭 사과를 하고 “내가 잘 모르고 저지른 일이니, 오늘의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곧 바로잡아 주세요”라고 꼭 한 마디 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한생명이 당시의 실세이던 사람들에게 엉뚱하게도 “부실기업”의 낙인이 찍혀, 며칠 사이에 주인은 붙잡아다 옥에 가두고, 그의 업체는 벼락 맞은 쇠고기가 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거실에서 만난 대통령”이라는 그 프로에서 대통령이 친히 “… 그러나 큰 줄거리를 말하자면 대한생명에 대한 여러 가지 비리 그리고 이것을 구속 수색해야 한다는 구속방침, 그리도 대한생명은 완전히 부실화되었기 때문에 퇴출시켜서 새로이, 말하자면, 옛 소유주로부터 뺏어서 새로이 살려나가야 한다. 이런 줄거리는 다 보고가 되어있고, 또 전부 제 결정, 승낙을 받아서 실천한 것입니다”라고 말했으니 원 세상에, 이럴 수가 있습니까.

당시의 대한생명이 부실기업이 아니었던 것이 확실해진 이 마당에 이것 한 가지 만이라도 바로잡고 떠나야 된다고 나는 믿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고 “옛 소유자로부터 뺏어서…”라고 했는지 모르나, 빼앗은 건 사실이고 빼앗긴 것도 사실 아닙니까. 이래도 되는 겁니까. 과거에 있었던 잘못된 일들이 하나씩 둘씩 바로잡히는 것을 보여야 국민은 대한민국 땅에서 삶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빼앗은 것은 돌려줘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유명을 달리하게 될 전직 대통령이, 서산에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최순영 회장, 정말 내가 잘못했어요”라고 한 마디 하면, 솟아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는 현직 대통령이 “알았습니다. 곧 바로잡도록 지시하겠습니다”라고 시원하게 응답하고 나서, 저 63 빌딩에 옛 주인이 다시 들어가 앉게만 된다면 한국은 1등 국가가 됩니다. 머지않아 GDP가 세계 5위는 될 것입니다. 왜? 정의가 살아서 숨쉬는 나라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틀림없이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됩니다. 일본도 중국도 우리를 따라오기가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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