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노타이 근무 "두뇌 혈액순환에 좋아"
지난 12일 오후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두산타워 로비에서는 넥타이를 맨 직원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3월부터 박용현(68) 두산그룹 회장 지시로 연중 '노(no)타이' 근무를 하고 있다.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 가거나 대외 업무가 있을 때를 빼고 임원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와이셔츠는 입지만 넥타이는 매지 않는다. 박 회장도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는 노타이 차림이기 때문에 임원들도 타이를 매지 않고 보고하고 회의한다.많은 기업이 여름에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타이 근무를 하지만, 사계절 내내 넥타이를 매지 않는 기업은 드물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8년 203개 회원사를 조사한 결과, 94.1%의 기업이 여름에만 노타이 근무를 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여름에도 넥타이를 매게 하고, 일부 기업은 직원들의 개성을 존중해 정장 대신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기도 한다.
- ▲ 12일 오후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 사옥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두산그룹 직원들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활짝 웃고 있다. /이송원 기자 lssw@chosun.com
직원들은 노타이가 주는 '작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전창수(42) 두산타워 마케팅팀 차장은 "넥타이를 매면 자세 자체가 굳어서 피로를 빨리 느끼는 것 같은데, 타이를 매지 않으니 다양한 옷을 입을 수가 있고 사무실 분위기도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두산타워 경영관리팀 나성욱(35)씨는 "넥타이와 와이셔츠 깃이 목을 조이는 느낌이 없어 머리가 맑아진 것 같다"며 "아침마다 넥타이 고를 필요가 없어서 더 좋다"고 했다.
정태섭(57)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교수가 2004년 20대부터 40대까지 남자 20명을 조사한 결과 넥타이를 매면 뇌에서 심장으로 내려오는 경정맥 피의 속도가 40%가량 떨어졌다. 정 교수는 "타이를 매면 목을 압박해서 뇌의 혈액순환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타이를 풀거나 목둘레가 넉넉한 와이셔츠를 입는다면 맑은 기분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