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숲에
김 명호
우리들의 숲에는
거목도 있고
막 자라 오르는
새 나무들도 있다.
때가 되면
조용히
삭으라드는
거목들
거목의 그늘에서
튼실하게 자라난
새 나무들이
삭아서 없어진
거목의 빈자리를 채운다.
아직은 아쉽지만
세월의 훈련을 따라
머지않아
듬직한 거목으로 설 것이다.
이어가는 이치를
터득한 거목들이기에
때가 되면
조용히 자리를 비운다.
오늘
숲 한쪽 비탈에
없는 듯 서 있으며
모진 풍상 막아서
새 나무들 가꾸어 온
고고한 거목 하나
조용히 자리를 비우고
오열을 소망으로 대신하는
새로 자란 나무들이
우리들의 숲 그 빈자리
말없이 메우려고
하늘을 우러러
마음의 눈을 뜨고 있다.
2009년 9월 15일
박옥종 집사님 부음을 듣고
김명호 삼가 조의를 표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