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청력회복

by 관리자 posted Nov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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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엘바이오ㆍ美 유태준 교수팀 치료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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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으로 청력을 거의 잃다시피 한 19세 여대생에게 자가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2개월 만에 청력이 정상치에 가깝게 회복됐다는 보고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테데시대의대 유태준 교수와 알앤엘바이오(대표 라정찬)는 15살 때부터 청력이 점차 소실되는 자가면역질환을 앓아온 미국인 클로이(19.미국 애리조나대학 재학 중)양에게 지방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한 뒤 정맥 등으로 주사한 결과 2개월 만에 청력이 회복됐다고 4일 밝혔다.

유태준 교수는 이 같은 임상결과를 최근 대구에서 열린 국제지방줄기세포학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클로이양은 이번 줄기세포치료를 받기 전까지 보청기를 착용한 채 자가면역질환을 더디게 하는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왔지만, 청력은 회복되지 않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클로이양에게 줄기세포를 주입하기 위해 지난 6월 미국의 한 병원에서 클로이양의 지방을 채취해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이를 한국으로 옮겨 약 4주 동안 배양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줄기세포 주입은 알앤엘바이오의 일본 내 클리닉에서 이뤄졌다. 아직 한국과 미국에서는 자가 줄기세포를 자신의 몸에 투여하는 줄기세포 시술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었다.

라정찬 대표는 "당시 줄기세포는 5일 간격으로 모두 3차례 이뤄졌다"면서 "모두 6억개의 줄기세포가 정맥과 청각기관 부근에 주사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줄기세포 시술 후 클로이양은 지난 10월 16일 공식 청력검사를 받았다.

이 결과, 청각이 완전히 소실됐던 왼쪽 귀는 정상치 대비 약 50% 정도의 청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력이 50% 정도 감소해있던 오른쪽 귀는 정상의 90%에 달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게 연구팀과 가족의 주장이다.

클로이양의 아버지인 버트램 소울 박사(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성모병원의 산부인과 과장)는 영상인터뷰를 통해 "클로이가 이제는 보청기를 끼지 않고 이어폰만으로 아이팟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면서 "줄기세포가 손상된 중이기관을 재생했거나 체내 면역조절기능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면역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유태준 교수도 "지금까지의 치료법으로는 클로이양의 난청 증상을 호전시킬 수 없었다"면서 "체내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면역질환을 관장하는 체내 T-세포에 영향을 미쳐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앞으로 환자 자신의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라 대표는 "클로이양의 부모도 모두 의사인지라 처음에는 어머니가 줄기세포 치료에 극구 반대했지만, 치료를 받은 지금은 '기적의 선물'이라며 감사해 한다"면서 "이처럼 앞선 줄기세포 치료 기술이 국내에서 상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