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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5 19:00

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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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리학자들은 황씨처럼 자신이 바라는 세계만을 진짜라고 믿고, 자신이 발을 딛고 사는 현실을 오히려 허구라고 믿는 것을 ‘리플리 병’ 혹은 ‘리플리 효과’라고 부른다. (물론 영화계에서 리플리 효과는 ‘에이리언’의 여주인공인 리플리처럼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 하는 경우에 쓰이기도 한다) ‘태양은 가득히’(1960년)에서 알랭 들롱(1999년 리메이크 된 ‘리플리’에서는 맷 데이먼)이 연기한 리플리 역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영화에서 리플리는 사소한 거짓말 때문에 아이비리그 출신 재벌가의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만나게 된다. 그 후 그의 삶을 동경하게 된 리플리는 점점 더 대담한 거짓말과 신분 위장으로 새로운 삶을 꿈꾼다.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 소설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있는 리플리씨’(The Talented Mr. Ripley). 리플리가 주인공인 이 연작 소설은 1955년부터 1991년까지 모두 5편이 출간됐다. 

리플리라는 가공의 인물이 정신병리학의 연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20세기 후반부터다. 실제로 리플리와 유사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리플리병은 아직 공식 명칭은 아니고, 가설 수준이다. 13일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신정아 교수의 가짜 박사 학위 소동을 두고 영화 제목을 빗대 ‘재능 있는 신정아씨(The Talented Ms. Shin)’라는 제목을 붙인 데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리플리병 환자들은 개인의 사회적 성취욕은 크지만 사회적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돼 있는 경우 자주 발생한다. 마음 속으로 강렬하게 꿈꾸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으면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리플리’가 다루고 있는 1960년대 미국이나 2000년대의 한국이나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다. 아직도 실체적 진실이 파헤쳐지지 않은 신정아 교수 사건은 처음도 아니지만, 끝도 아닐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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