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설탕보다 해로운 것?

‘설탕보다 더 치아에 나쁜 것이 산(acid)이다.’이범모 치과의사(늘웃는 치과)는 “부모들은 자녀의 치아건강을 위해 초컬릿이나 캔디 대신에 오렌지쥬스를 마시게 하는데 어떤 면에서 치아손상에 더 치명적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 에나멜을 부식시키는 구연산 (citric acid)

치아는 가운데 신경이 있고 그 위에 상아질층 맨 바깥에 에나멜층으로 되어 있다. 흰색의 에나멜층은 신체 중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다.

이처럼 단단한 에나멜층을 손상시키는 것이 바로 설탕과 산(acid) 그 중에서도 구연산이 가장 치명적이다. 설탕이 입안에 들어오면 평소 입속에 살고 있던 박테리아가 설탕과 작용하면서 썩기 시작한다.

산이 입안에 들어오면 박테리아와 같은 세균이 아닌 침속의 특수한 성분이 입안 전체를 산성화시키는데 문제는 이처럼 산성지수가 갑자기 떨어졌을 때 치아의 가장 표면인 단단한 에나멜층이 부드러워지면서 금이 가고 깨어지게 된다.

이 상태가 바로 에나멜층의 부식현상으로 최근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충치보다 더 치아손상이 치명적이라 염려하고 있다.

이범모 치과의사는 "자녀가 캔디를 먹었을 때는 치아의 한부분이 손상되지만 오렌지 주스를 한모금 마셨을 때는 이 전체가 대상이 되고 만다"고 심각성을 지적한다.

■ 어떻게 알 수 있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마신 다음에 점심 시간에 다이어트 펩시를 마시고 저녁에 공부한다면서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십대들을 보면 치아에 노란색 혹은 갈색의 작은 반점들이 치아 표면에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이 치과의사는 "환자들을 보면 특히 잇몸과 접하는 치아 아래쪽에 이같은 변색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에나멜이 산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가장 먼저 변색되기 때문이다.

변색이 진행되면서 차거나 뜨거운 것이 닿았을 때 시리거나 심할 경우 통증을 잠시 느낄 수 있다. 또 치아의 크기가 작아지고 금이 가기 시작한다.

■ 치료

충치 치료를 위해 부모와 치과를 찾아온 10대 남학생. 충치 못지 않게 에나멜 표면이 부식되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냉장고에서 항상 다이어트 펩시를 마셔 왔다고 한다. 육안으로도 차이가 날 정도로 이미 전체 치아의 색이 누렇게 변색되어가고 있었다.

이 치과의사는 "그래도 아직 금이 가거나 부서지지는 않아 다행"이라며 이같은 환자들에겐 치료용 가글을 처방해 아침저녁으로 입안을 헹구도록 한다. "치료용 가글에는 에나멜층을 단단하게 만드는 불소 성분이 들어있다"고 설명한다.

금이 갔거나 치아 일부가 부서졌을 때는 필링으로 메우거나 심하면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

심각할 경우 신경치료와 임플란트까지갈 수 있다.

■ 예방법

산이 든 음료를 피하는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첫째가 에너지 드링크. 2008년 '뉴트리셔널 리서치 저널'에 발표된 아이오아 대학의 치대 리서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다류와 과일주스보다 게토레이드와 레드 불과 같은 에너지 드링크가 에나멜층을 더 부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사람의 치아를 각 음료수에 25시간 동안 담가 놓은 다음에 치아의 상태를 비교 분석했다.

그 다음이 탄산음료인 소다류. 물론 여기엔 다이어트도 포함된다. 설탕이 적게 들어간 것이지 산의 함량은 같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3년동안 매일 1리터의 소다류를 마신 10대의 치아상태가 마약성이 강한 메탐페타민 마약 중독자의 치아와 같았다. 마치 바위가 오랜 비바람에 노출돼 있는 것과 같았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주스도 마찬가지. '저널 어브 덴티스트'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오렌지주스가 치아의 에나멜 강도를 84%까지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주스에도 구연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것은 레몬주스.

이 치과의사는 "자녀에게 소다류보다 과일주스를 마시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방법은 오랫동안 치아에 산이 노출되지 않도록 빨대로 한번에 마시도록 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건강한 이' 이렇게…"소다 마신 후 물로 헹궈야"

- 빨대를 사용해서 치아에 닿는 면적을 줄인다. 조금씩 오랫 동안 마시면 치아 접촉시간이 길어짐으로 한번에 마시도록 한다.

- 마신 후 물로 입안의 산을 희석시킨다. 과일쥬스나 소다류를 마신 후 자녀에게 물을 한 모금 마시게 하거나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한다.

- 금방 이를 닦으면 산이 치약 성분과 작용 이를 시리게 하기 때문에 5분쯤 후에 부드러운 치솔(ultra soft)로 닦아주면 가장 보호가 된다.

- 침은 입안을 중성화시켜 산으로부터 에나멜층을 보호해준다. 노화로 침분비가 감소되기 때문에 나이들수록 소다나 티종류는 절제하는 것이 좋다. 설탕이 가미된 캔에 든 차 종류는 산의 농도가 특히 높아 안좋다.

〈도움말=이범모 치과의사〉

source: 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