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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만 하는 ‘참 좋은 분들’… 암세포가 당신을 노립니다

콜롬비아 출신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그림 ‘우는 여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정신은 물론이고 신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림 속 여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슬픈 감정을 가감 없이 내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DB

급속한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스트레스는 마음뿐 아니라 몸에도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몸은 신경계, 내분비계 그리고 면역계 등의 조절 기구를 이용해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오랫동안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는 이런 조절 기구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불러온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 즉 마음의 괴로움이 신체적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의외로 20세기 말에서야 현대의학으로 증명됐다. 스트레스 의학(과학)이라 불리는 ‘정신신경내분비면역학(Psychoneuro-endoimmunology)’은 1970년대 미국 로체스터대의 심리학자 로버트 아더에 의해 시작됐다.

○ 스트레스가 암 발병 원인

아더 박사는 흰쥐 실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는 쥐에게 설탕물을 먹일 때 구토제를 주사해 조건반사 학습을 시켰다. 설탕물을 구토제로 착각하게 한 것이다. 조건반사가 형성된 쥐들은 이후 설탕물만 먹었음에도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갔다. 쥐를 해부해 보니 면역세포가 손상돼 있었다. 실제 자극이 아닌, 단순한 착각만으로도 면역체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 실험은 뇌-신경세포-면역세포로 이어지는 고리, 즉 마음이 궁극적으로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04년 미국의 권위 있는 심리학회지 ‘사이콜로지컬 불러틴’에 실린 논문 293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트레스가 면역계를 악화시킨다는 결론이 나왔다.

스트레스가 암의 발병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여러 임상 실험에서 증명됐다. 스트레스는 대뇌 변연계에 영향을 미쳐 면역과 내분비 기능을 억제시킨다. 이렇게 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미리 잡아내지 못한다.

스트레스는 혈관 건강을 해쳐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카테콜아민이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혈관은 이로 인해 수축하게 된다. 이때 높아진 혈압 때문에 혈관 내피 세포가 상처를 입으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안에 쌓인다.
○ 왜 일부만 암에 걸리나

여기서 궁금해지는 점이 하나 있다. 똑같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데도 왜 누구는 암에 걸리고, 누구는 그렇지 않은가. 이에 대한 해답은 인간이 비록 스트레스를 피해갈 수는 없어도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에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다루는 태도에 따라 몸이 망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첫 번째 비결은 ‘감정의 표출’이다. 누구든지 마음속 응어리를 남에게 털어놓은 후 감정이 정리되고, 문제가 잘 해결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불편한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솔직히 드러내는 것은 감정의 ‘밸브’를 열어 탁한 감정을 배출하게 해 준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만났을 때 불편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주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 자신이 못나 보이지나 않을까 싶어 속내를 내보이길 꺼린다. 심리학에선 이렇게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사람들을 ‘타입C’라고 한다. 이들은 매사에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 않고, 협조적이고 동조심이 강하며, 부정적 감정을 잘 억압한다. 우리는 ‘타입C’의 사람들을 보통 ‘좋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감정을 억누르느라 몹시 괴로워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불안감이나 우울감, 억울함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가슴에 담아 두면 결국엔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우리 한국인에게 익숙한 ‘화병’이 대표적이다. 일선 병원 외래환자의 80%가 스트레스성 질환자란 통계도 있다.

말로 하는 표현 외에 글쓰기를 통한 내면 고백도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 미국 텍사스대의 심리학자 페네 베이커는 일단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매일 15분간 삶에서 경험한 외상적 경험, 즉 트라우마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글로 쓰게 했다. 또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게 했다. 베이커 박사는 이후 수개월에 걸쳐 두 집단의 건강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외상적 경험 표현 집단이 병원을 찾는 횟수가 에세이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또 이들은 B형 간염 항체의 수준도 더 높았다.

두 번째,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 또한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미국 오하이오대는 지난해 227명의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암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11년 동안의 운영 효과를 추적한 결과 암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우고 감정적 지원을 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6개월을 더 살았고 재발률은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이들은 심장, 간, 신장, 면역계 같은 생물학적 측면과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더 건강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명상이다. 오늘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의학계에서는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련법을 응용한 마음챙김 명상(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을 환자 치료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명상은 뇌혈류를 증가시키며 불면증 개선과 혈압 강하 등의 의학적 효과가 있다.

2007년 캐나다의 한 대학병원은 유방암과 전립샘암 환자 59명에게 8주간 명상을 가르쳤다. 그 후 1년간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는데 명상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심리적·생리적 스트레스 징후가 줄어들었고,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가 내려갔으며, 면역세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명상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준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암센터와 여러 개인병원, 심리클리닉에서 명상을 면역력 향상과 불안, 우울, 불면증, 근섬유통 치료 등에 활용하고 있다.

현대 과학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一切唯心造)’는 옛말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에 잘 대처하면 누구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말고 솔직히 표현하며, 매일 조금만 틈을 내 명상을 해 보자. 그렇게 하면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행복에도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영남대 명예교수·마인드플러스 스트레스 대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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