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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11:24

채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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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joins.com

‘고기나 생선 없는 밥상은 고문이다’. ‘치즈나 버터가 듬뿍 들어간 빵을 입에 달고 살았다’. ‘건강을 위해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랬던 기자가 베지테리언 되는 실험을 했다. 요즘 건강을 위해 고기를 끊고 채식을 하는 사람이나 이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는 실정. 이런 독자들을 위해 베지테리언이 되는 법과 베지테리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건강을 위해 채소만 먹고살라면 안 했겠지만,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기간은 2주. 그 도전과정을 공개한다.

글=윤서현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채식인에는 5가지 유형이 있다.

●세미-베지테리언(Semi-vegeterian): 우유·달걀·어류·닭고기까지 먹는다.

●페스코(Pesco): 육류는 먹지 않지만 우유·달걀·어류는 먹는다.

●락토오보(Lacto-Ovo): 육·어류는 안 먹고 우유·달걀은 먹는다.

●락토(Lacto): 유제품만 먹는다.

●비건(Vegan): 육·어류 및 그 부산물도 먹지 않는다.

비건에 도전했다. 이번 도전을 위해 한국채식연합 이원복 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채식이 특별한 건 아니에요. 일반 요리에서 동물성을 배제하면 되죠.” 기본 식단은 현미콩밥에 나물류·해조류·버섯류·두부·콩 요리를 골고루 곁들이고, 틈틈이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다. 현미는 채식으로 결핍되기 쉬운 아연을 보충해주고, 견과류는 오메가3 및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의 섭취원이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싫은 걸 억지로 먹지 말고, 그때 그때 먹고 싶은 반찬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침은 빵으로 해결하는 습관 탓에 순식물성 잡곡빵과 제철 과일, 두유 한 컵으로 정했다.

정상 범위 벗어난 총 콜레스테롤 수치, 뚝 떨어져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채소들. 하지만 채소만 먹고 사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비건이 되기로 한 첫날 보건소에 갔다.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서다. 결과가 놀라웠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9mg/dl(정상범위 0~199)로 정상수치를 넘어서 있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이게 웬 일인가 싶었다. 채식으로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잡겠다는 ‘결전의 의지’가 샘솟았다. 비건이 된 초기에 세상을 보니 세상은 온통 피해야 할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때로는 억울했고, 때로는 유혹에 맞서 몸부림쳐야 했다.

꿀모과차도 꿀 때문에 포기해야 하고, 카페라테도 우유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회사에서 월드컵 응원하겠다며 앉아 있다가 피자를 배달시킨다는 걸 알고 집으로 돌아가 혼자서 월드컵을 보았을 땐 서럽기도 했다. 비빔밥을 시키면서 고기 빼고 계란도 뺐는데 값은 안 빼줄 때, 괜히 억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작 참기 힘든 건 고기가 아니라 빵과 케이크였다. 냄새엔 왜 그리 민감해지는지.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구가 시킨 머핀과 와플 냄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먹을 수 없다는 현실에 울컥하기도 했다.

쾌변에 몸 날아갈 듯, 여드름도 쏙 들어가

물론 보람도 있었다. 비건이 된 4일째부터 쾌변이다. 이때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 상쾌함. 몸이 가벼워진 그 느낌은 세상의 유혹에 맞선 뒤에 맛본 것이라 그런지 통쾌하기도 했다. 여드름도 쏙 들어갔다.

하지만 이 도전은 14일 만에 끝을 맺었다. 당초 예정했던 15일보다 하루 일찍 끝냈다. 너무나 강렬한 고기의 유혹 앞에 타협을 한 것이다. 어쨌든 마지막 날 다시 보건소를 찾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162mg/dl로 뚝 떨어져 있었다. 이에 건강검진 의사가 비결을 물었다. “2주간 완전 채식을 했다”고 하자 그는 “계속 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몸무게는 0.5㎏밖에 줄지 않았다. 채소만 먹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폭식을 하고 운동을 게을리한 탓이다. 채식을 한다고 무조건 살이 빠지는 건 아니라는 걸 절감했다. 채식만큼 소식과 운동이 중요하다. ‘뚱뚱한 채식주의자’도 많다.

스트레스에 폭식, 운동도 안 해 몸무게 변화는 거의 없어

실험을 끝내고 지금은 다시 평상시의 식습관으로 돌아왔다. 일주일째다. 변비가 다시 시작됐고, 얼굴의 피지 분비도 다시 왕성해졌다. ‘고기의 유혹’과 ‘상쾌·통쾌했던 느낌’ 사이에서 지금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진짜 채식인으로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

윤서현 기자의 완전 채식 다이어리

베지테리언이 됐다. 육·어류는 물론 그 부산물까지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인인 비건(Vegan)이 돼 봤던 14일간의 경험을 일지 형식으로 엮었다.

1일째 점심시간에 달걀 프라이와 고기를 뺀 비빔밥을 주문했다. 그런데 값은 그대로 4000원을 내란다. 억울하다. 아메리카노를 마실 생각이었는데,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라테가 있었다. 500원을 더 내고 소이 라테를 주문했다. 현미콩밥, 부추양파전, 취나물 무침, 가지버섯 볶음, 깻잎장아찌, 오이미역냉국으로 차려진 저녁상. 완전 채식을 해도 먹을 게 많네. 맛있게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2일째 아침에 두유를 집었다. 우유나 요구르트보다 포만감이 컸다. 기분이 상쾌하고 의욕이 솟구친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 갔다. 메뉴는 냉메밀소바, 흑미양념밥, 꿀모과차 등. 가쓰오부시 국물? 먹을 수 있는 건 흑미양념밥뿐이었다. 할 수 없이 편의점에 갔다. ‘참치 마요네즈’ ‘불고기’ ‘치즈 스팸’. 죄다 먹을 수 없는 것들이다. 저녁으로 쌈밥을 먹었다. 자꾸 ‘바삭하게 구운 고소한 삼겹살 한 점’이 생각났다.

3일째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조별예선 경기가 있는 날. “오늘 회사에서 응원하면 피자 시켜준대!” 헉! 유혹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집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자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난다. 바로 앞에 치킨 상자를 든 아저씨! 순간, 침샘을 제외한 온몸이 마비되는 느낌이다.

4일째 쾌변의 상쾌함을 경험했다. 몸무게도 1㎏ 줄었다. 야호! 지방 출장길. 준비해 간 채소김밥과 군호박고구마를 틈틈이 먹어준 때문인가. 휴게소의 소시지·핫바가 그리 당기지 않았다.

6일째 5일째 정작 참기 힘든 건 고기가 아니라 빵과 케이크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만났다. 친구가 시킨 와플과 치즈 케이크의 달착지근한 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채식 도우미 이 대표에게 전화해 케이크와 와플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가 알려준 서울 삼성동의 채식 베이커리를 찾아갔다. 머핀을 사서 입에 넣는 순간, 퍽퍽하고 맛이 없다.

6일째 몸이 무겁고 우울하다. 현미콩밥과 우엉조림과 두부부침, 배추부추겉절이로 식사를 했다. 그런데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공연히 짜증이 난다. 사는 게 재미없고 피곤하다. ‘끝나면 먹을 것’ 리스트에 초코브라우니와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혹시나 하고 한국채식연합 사이트를 뒤져보니 순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아이스크림이 있다. 당장 집 앞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바닐라 아이스크림 바 하나가 7600원.

7일째 채식 3일째부터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혼자 먹는 점심은 외롭지만, 뭘 먹을까 고민할 것 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좋다. 한 번에 두 장을 쓰던 피지 제거 기름종이가 한 장이면 충분하다. 피지 분비가 줄었다는 거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예뻐졌다고 한다. 채식의 효과인가.

9일째 2박3일 약수 취재 출장을 떠났다. 채소김밥과 군고구마를 싸갔다. 하지만 휴게소 먹을거리의 유혹은 의외로 강했다. 핫도그, 호두과자의 고소한 냄새 때문에 코를 막고 뛰다시피 화장실에 다녀왔다. 점점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게다가 삼계탕을 먹는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땐 소외되는 기분이 든다.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다.

12일째 한국채식연합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채식 음식점에서 ‘정모’(정기 모임)를 갖는다. 도전 종료 3일을 앞두고 이들의 ‘정모’에 참석했다.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으면서 동지감이 들었다. 마침 오는 8월 시판될 ‘콩 요구르트’ 시식행사가 있었다. 요구르트 매니어로서 대체재가 없어 아쉬웠던 차에 얼른 한 통을 비웠다. 우유 대신 대두와 유산균 효모가 들어가 일반 요구르트보다 새콤한 맛이 덜하고 콩 냄새가 진했다.

14일째 드디어 내일이면 끝이다. 아침마다 쾌변의 연속이다. 그러나 체중계에 올라보고 ‘급 실망.’ 속이 헛헛하다고 너무 먹어댄 탓일까. 시작 전에 비해 겨우 0.5㎏ 줄었다. 그래도 여드름이 쏙 들어간 게 어디인가 위로하며 출근. 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내일 프레스 런천을 한다며 채끝등심 스테이크 맛보란다. 안 된다고 했지만 잠자리에 누우니, 스테이크만 눈앞에 왔다 갔다.

15일째 채끝등심 스테이크의 유혹에 결국 넘어갔다. 내친 김에 모닝롤에 버터를 듬뿍 발라 순식간에 네 개를 해치웠다.

에필로그 고기를 먹고 난 19시간 후, 채식을 하루 일찍 멈춘 데 대한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왔다. 쾌변 대신 변비가 왔다. 다시 기름종이를 두 장 쓴다.

윤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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