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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8 08:28

뉴욕 지하철 사람들

조회 수 16753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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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 사람들



 
출근 길에 자주 보는 지하철 사람들… 한 중국인 부부는 체구도 아담하고 동그란 얼굴이 서로 닮은 꼴이라 거의 쌍둥이 같습니다. 언제나 비슷한 시간에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지하철을 탑니다. 말도 나누는 법이 없고 대화를 할라 쳐도 조용하게 두어 마디 서로 나누면 그만입니다. 자리가 나면 때론 남편이 앉고 때론 부인이 앉는데, 어머 남자가 부인은 세워두고 저만 앉아 버리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친근해보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어디 멀리 놀러 가는 사람들처럼 조는 듯 자는 듯 종점까지 갑니다. 특히 월요일 아침에 이 부부를 만나면 즐겁습니다. 주말동안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해야지 마음먹었던 것들을 제대로 다 못 마치고 다시 월요일이 되어 출근할라치면 은근히 마음이 무거운데, 이 부부를 만나면 갑자기 붐비는 출근길의 소음과 사람들의 짜증 섞인 몸짓이 후경으로 물러서고 이 부부의 한결 같은 그 평온함이 전면에 다가옵니다.

‘재떨이 부인’이 근처에 앉는 날엔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습니다. 어찌나 담배 절은 냄새가 심하게 나는지 혼자 속으로 그런 별명을 붙였습니다. 이 사람은 앉으면 대개 거울부터 꺼내 화장한 얼굴을 다듬고 매무새를 고친 뒤 소다 한 캔을 따서 마십니다. 이 부인이 옆자리에라도 앉게 되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반대편으로 돌려집니다. 그런가 하면 비좁은 지하철 한 칸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떠들며 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저 앉을 자리 하나 차지하려고 지하철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옆사람 뒷사람 할 것 없이 밀치고 들어가 빈 자리 하나에 희희낙락 얼른 앉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기차여행 같은 인생길에 나는 주위에 어떤 이웃으로 각인될까? 보기만 해도 잔잔한 기쁨을 주는 사람? 좋지 못한 습관과 단정치 못한 생활로 반갑지 않은 사람? 혹시 빈 깡통처럼 떠들어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까지 속이 시끄러워지게 만드는 사람은 아닌지? 오직 나 하나의 안일과 편리를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 따위는 버린 지 오래된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다가 갑자기 확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는 ‘세상’은 바로 이 사람들을 말하는 것 아닌가? 막연한 어떤 ‘세상’이 아니라 내 옆에, 내 맞은 편에 앉은 이 사람들이 바로 그 ‘세상’ 아닌가?
다시 한번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 봅니다. 그래, 저 평온한 부부는 그렇다 치자. 이 ‘재떨이 부인’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세상’인가? 자리 하나 땜에 그 큰 몸집을 날렵하게 날려 옆사람 밀어낸 저 아저씨도 하나님이 독생자를 내어 주실 정도로 사랑하시는 ‘세상’인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무언가 좀 공평하지 않은 것 같지만, 맞다 그 사람들도 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세상’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사람들을 봅니다. 출근길의 전철…. 어떤 이는 책을 보고 어떤 이는 잡니다. 화가 난 듯한 얼굴도 있고 피곤해 보이는 얼굴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그리도 사랑하시는 ‘세상’이고,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민망히 여기시던 그 ‘백성’, 그 ‘무리’ 중 일부라는 생각이 들자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 보입니다. 냉랭해보이는 사람, 무기력해 보이는 사람, 심지어 파렴치해 보이기까지 하던 사람들도 나와 한 동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이 자리에 앉아 계시다면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생각도 해 봅니다. 왠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보듬고 다독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알든 모르든, 인정하든 않든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그래서 나도 당신을 사랑하고프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 마음을 24시간, 365일 그대로 간직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 ?
    voice 2009.07.28 10:46

    "혹시 빈 깡통처럼 떠들어대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까지 속이 시끄러워지게 만드는 사람은 아닌지?
    오직 나 하나의 안일과 편리를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 따위는 버린 지
    오래된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제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글귀라는 생각을 하며 계속 읽어가다 다시한번 이 글귀-
    "지금 예수님께서 이 자리에 앉아 계시다면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생각도 해 봅니다.
    왠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보듬고 다독이고 싶습니다."-
    에서 멈춰섭니다.  예수님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신다면...

    예전에 한 목사님을 통하여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또 생활에 옮기고 싶은 마음에 여러곳에 스틱카를 붙여놓고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을 읽으면서 25년전 그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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