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안다
김 명호
꽃들은
봄이 가는 아픔을
안다.
피처럼
주르르
쏟아지는 꽃잎
잎사귀들은
제철을 만난 듯
바람에
흥겹게 춤을 추고
산야는
초록 일색으로
획일화되어도
꽃들은
봄이 가는 아픔을 안고
쏟아져 맨땅에 내려앉으며
물러 갈 때에
머뭇거리지 않는다.
아쉽게
아쉽게
꽃들은
피 흘리며 스러지지만
때가 오면
쏟아진 핏 물이
다시
생명으로 필 것을 믿고
봄이 가는 아픔을
봄이 오는 소망으로
길게 기다릴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