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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6 19:26

자아를 태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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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명 호

 

하얀 종이 위에

내 허물들을 촘촘히 적어놓고

내 이름을 쓴다.

 

마련된 번제단 위에

그 종이와 함께

나를 불사른다.

 

벌써 없어졌어야 할

자아가

끈질기게 존재를 과시하며

 

자기를 불태우는 이 순간에도

자아는 헤죽이 웃으며

태우는 불을 비웃고 있다.

 

불사르고 싶은데

불태워 재가 되고 싶은데

그렇게 끈질기게

살아나는 잡초 근성

 

재에 앉아 한탄하며

눈물 젖은 눈으로

그냥 십자가를 본다.

 

피 흘리며 가시관 쓴

고통에 일그러진

내 주님의 얼굴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날마다 날마다

자아를 살랐는데

날마다 날마다

되살아나는 자아가

아직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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