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by 김명호 posted Jul 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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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내 이름을 내가 쓰고

도장을 찍었을 때

내 전부가 거기 눌려 있지만

 

이름은

언제나

남이 부르는 것.

 

내 이름

스스로 지은 적 없어도

언제나 나를 굴레 씌운다.

 

하여도

내게

이름이 붙여지기 전에는

형체뿐

나는 없었고


숨 쉬는 형체가

이름으로 불렸을 때

그 때

나는

존재가 되었다.

 

이름이

쓰이고 불릴 때마다

영욕이 색칠되고

형체 없는 실상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거기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