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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12:58

여름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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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변주곡

 

김 명 호

 

부채들은 벽에 장식으로 걸리고

선풍기도 벽장에서 잠을 잔다.

 

속옷 바람으로 자리에 누운 여름

에어콘 바람이 더위를 몰아낸다.

 

텔레비전 화면엔

반라의 군상들이 해변에 몰려

열기를 토하는데

 

방안의 여름은

기계에 밀리고

잃어버린 계절의 감각에

인정이 식어간다.

 

벽에 걸린

합죽선 태극선이

인정이 넘치던

그 여름 마당 평상을

환상으로 펼쳐 보이고

 

눈감으면

사랑을 손에 잡고

하얀 모래밭에

나란히 발자국을 찍는

옛날이 다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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