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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12:13

시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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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김 명호

 

시냇물은

목청이 좋다

온종일 말을 해도

목이 쉬지 않는다.

 

흘러오며

듣고 본 사연들이

너무 많아서

잠시도 쉴 틈 없이

쏟아놓는 이야기들

 

일 년

삼백 육십오일

하루도 쉬지 않고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 정력은

낮게 흐를 줄 알기 때문이다.

 

때로는 속삭이듯

가끔은 사자후로

빛살같이 반짝거리며 재롱을 떨다가

언덕을 만나면

바다 큰 파도치듯

사위를 압도하는 위엄으로 외친다.

 

시냇물은

애초부터 흐르면서 말해도

쉬지 않는 목소리

모난 돌 어루만져 둥글게 해주고

마른 뿌리 적셔서 풀 나무 살려내고

사면의 지저분한 쓰레기 거두어

말갛게 씻어내며

끊임없이 도란도란 이야기 한다

 

어제도 말했고

오늘도 쉬지 않고 말하고

내일도 말을 쉬지 않겠지

말거리 없어 말 못하는 일 결코 없을 시냇물

시냇물 모여 강을 이루면

도도한 물결로 출렁이며 말한다

남상(濫觴)부터 말하며 흘러내리는 시냇물

언제나 맑은 목소리로 삶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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