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내 이름을 내가 쓰고
도장을 찍었을 때
내 전부가 거기 눌려 있지만
이름은
언제나
남이 부르는 것.
내 이름
스스로 지은 적 없어도
언제나 나를 굴레 씌운다.
하여도
내게
이름이 붙여지기 전에는
형체뿐
나는 없었고
숨 쉬는 형체가
이름으로 불렸을 때
그 때
나는
존재가 되었다.
이름이
쓰이고 불릴 때마다
영욕이 색칠되고
형체 없는 실상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거기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