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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무엇인가?

먹고사는 일에만 만족하지 않고 존재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세월을 보내는 사람은 진리가 무엇인가로 인하여 불안함을 갖는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 빌라도의 질문에 입으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의미 있는 시선으로만 답하신 연유는 무엇일까?

많은 인류의 스승들은 진리를 입술의 논리로 설명하려 하였다. 진리가 이론의 바퀴에 붙어 돌아가고 있는 한 인간은 불안함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의 갈망은 내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며 종착점에서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인생 문제의 열쇠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인간의 논리로 예쁘게 포장된 진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독한 자가 고대하는 것은 언어가 가져다주는 환희가 아니라 인격이 가져다주는 축복이다. ‘진리란 경험될 수는 있으나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말은 성경에서 말하는 진리에 해당하는 말이다.

진리란 언어를 초월한 빛이다. 언어를 초월한다는 말은 언어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언어에 예속되고 나면 결코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결국 진리가 무엇이냐는 궁극질문에 대한 대답은 인간의 사유에서가 아니라 모든 문제의 실마리를 잡고 계시는 인격체와의 만남에서 찾아야 한다. 빌라도는 그 인격체를 앞에 두고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어 그 어리석음을 만고에 드러내었다. 이 질문의 대답을 알지 못하는 이상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인해 불안한 세대는 결코 평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진리는 진리를 말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왜 성경은 스스로 진리라고 말할까? 만일 시대를 초월하여 논리적으로 옳은 이치나 도덕적으로 높은 경지의 가르침이 진리라면 불경이나 도덕경이나 논어나 장자나 역경(易經)이 진리일지도 모른다. 성경은 논리적으로 옳은 말이나 도덕적으로 높은 가르침을 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성경의 이야기가 비이성적이라 할지라도 진리로서 사랑을 받는 것은 그것이 인간에게 살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성경말씀에 의하면, 신이 자신의 생명을 바쳐 사랑한 그 사랑에 의해 죽을 인간이 생명을 얻었다. 논리의 세계에서 진리는 진리를 말하지 않지만 이토록 지순한 사랑의 세계에선 자기 고백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성경이 스스로 진리라고 하는 것은 성경은 논리가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가장 강력한 자기주장이다.

이웃 사랑

지나쳐 그리스도의 교훈 안에 거하지 아니하는 자는
다 하나님을 모시지 못하되
교훈 안에 거하는 그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을 모시느니라(요이 1:9)

하나님을 모시고 그 아들을 모시는 것으로 간주되는
그리스도의 교훈이 무엇일까?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 계명을 좇아 행하는 것이요 계명은 이것이니 너희가 처음부터 들은 바와 같이 그 가운데서 행하라 하심이라”(요이 1:5,6)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어떻게 타인은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내 몸같이 사랑하는 사랑’은 물량이 아니라 최고의 사랑이요 지순한 사랑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과 지순한 사랑은 대상에 따라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랑이 아니라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다. 어떻게 인간이 타인에게 최고의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이웃이 타인으로 남아 있는 한 그것은 먼 당신일 뿐, 그렇다면 어떻게 타인을 나로 치환할 수 있을까?

도니체티의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단순한 마을 청년 네모리노는 아디나를 사랑하지만 아디나는 멋있는 군인 벨코레를 마음에 둔다. 둘카마라 박사가 마을에 도착하여 사기 조제약을 만병통치약이라 선전한다.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찾는 네모리노에게 둘카마라 박사는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며 비싼 값에 판다. 그 사이 아디나는 벨코레와 결혼하기로 허락한다. 다급해진 네모리노는 약효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사랑의 묘약을 더 사기 위해 벨코레의 부하로 입대한다. 둘카마라 박사는 아디나에게 네모리노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징집에 응했다고 말한다. 네모리노의 진실에 감동한 아디나는 네모리노의 징집 영장을 돈으로 지불하고 벨코레와의 결혼을 무산시킨다. 네모리노는 묘약의 힘이라 생각하고 기뻐하지만 사랑의 묘약은 진실한 사랑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어떻게 타인을 나와 같이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랑의 묘약’을 먹어야 한다. 포도주를 먹고 취해야 한다. 내 정신이 빠져 나가야 한다. 나를 두고는 타인이 내 자리에 들어올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자리에 내가 없고 타인이 들어와 않는 이것을 성경은 거듭남이라고 한다. 그 타인이 예수일 때 곁을 지나가던 이웃이 예수와 같이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때에야 이웃을 향해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예수를 내 마음에 모셔올 수 있을까? 두 팔을 위로 향해 뻗었다가 가슴으로 끌어당기면 예수께서 내 마음에 들어오실까? 그게 아니다. 예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사랑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의 빛깔이 바뀌고 냄새가 바뀌고 툭 치면 예수의 말이 쏟아지는 것이다.

AJ 제이콥스가 성경에서 하라는 것, 입으라는 것, 먹으라는 것만 하고 387일을 산 뒤에 『The Year of Living Biblically』라는 책을 냈다. 우리나라 번역자가『미친척하고 성경말씀 대로 살아본 1년』라고 번역한 것은 썩 잘된 번역이다. 만일 원본의 제목대로 『성경말씀 대로 산 1년』이라고 했으면 그 안의 내용은 전혀 달라져야 할 테니 말이다. 성경은 그 말씀대로 살아 보는 게 아니라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책이요 미친척하고 살게 아니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하는 책이다. 미친 척 하고 살아본 제이콥스는 성경에서 700여개의 계율, 지침, 조언, 금언 등을 선정하여 1년여 동안 그대로 살아보았다. 머리와 수염도 깎지 않고, 옷도 두 가지 재료를 섞어 짠 천으로 만든 건 입지 않았다. 기도도 매일하고 월경 중에 있는 여인이 앉던 곳엔 앉지도 않았다. 거짓말도 하지 않고 남의 물건이나 아내를 탐내지도 않았다. 그렇게 말씀을 실천하고 나서 그는 ‘성스러움에 대한 경외감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과연 그렇게 사는 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일까? 그렇게 일 년을 살아본 그에게 그의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경건한 불가지론자’(reverent agnostic)였다. 왜 성스러움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도 그가 아직 불가지론자라는 라벨을 떼지 못했을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는 말은 성경 자구에 얽매인 삶을 산다는 말이 아니라 ‘말씀’의 원 저자인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마음을 아는 삶을 산다는 말이다. 그 때에야 하나님은 불가지(不可知)하신 분이 아니라 실존하시는 분이심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이 실존자로 내 마음에 임하실 때에야 비로소 이웃이 타인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 함께 살 형제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진리와 사랑을 적대적 관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리를 객관적인 논리가 아니라 인간의 근본 문제에 대한 해결자로 받아들인 자에게 진리는 사랑의 적이 아니요 사랑은 진리의 적이 아니다. 그런 자만이 진리에 사는 사람은 사랑에 둔감하지 아니하고 사랑에 예민한 사람은 진리에 어리석은 게 아닌 그리스도인의 진실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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