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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

-요일 4:21-

형제를 사랑한다는 것

2007년 초에 두 딸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아빠를 사랑하면 네 동생을 사랑해라.”

두 딸이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그 아이들은 동생 사랑과 아빠 사랑을 별개로 생각했다. 그들은 동생이 예쁜 짓을 하면 예뻐하지만 미운 짓을 하면 미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저들은 동생이 미운 짓을 해도 아빠는 아들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딸들에게 말했다.

“네 동생은 창조적인 아이다. 창조적인 사람은 답습을 거절한다. 전래되어온 길이 아무리 아름답게 보여도 평탄한 길에서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가 선택한 길이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그가 홀연히 잠에서 깨어날 때를 기다리자. 한평생 사는 인생길에서 어리석음의 길을 경험하는 것이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가 어리석음을 깨닫는 순간 그는 한없이 겸손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가 하나님께서 사용하실 수 있는 때가 아니겠니?”

평탄한 길을 걷는 형제자매들이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나의 아들딸들은 경험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무관심을 선택한다. 그러나 부모는 안다. 그들의 무관심은 그냥 백지 같은 무관심이 아니라 아픔과 아쉬움과 슬픔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형제자매란 참 좋은 관계다. 외로울 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요 아플 땐 위로를 주고받는 관계다. 허물을 보여도 탓하지 않는 관계요 흉을 보여도 덮어주는 관계다. 미운 짓을 해도 사랑하는 관계요 나쁜 짓을 해도 불쌍히 여기는 관계다. 잘할 때는 박수를 쳐주고 못할 때는 격려해주는 관계다. 기울어질 때 고여주고 부족할 때 도와주는 관계다. 일할 때 뭉치고 싸울 때 편들어주는 관계다. 적어도 부모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해라.”

종적인 관계에서 인간은 경쟁하지 않는다. 억압도 받아드리고 빈부의 격차도 받아드린다. 그러나 횡적인 관계는 경쟁하는 관계다. 하여 이웃은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다. 이런 이웃을 어떻게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늦은 밤, 스승과 제자들이 화톳불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다가, 문득 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들을 바라보면서 모두들 침묵에 잠겼다. 한참 동안 이어진 침묵 끝에 스승이 입을 열었다.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한 젊은이가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멀리 있는 짐승을 보고 그것이 개인지 양인지를 분별할 수 있으면, 그때가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가 아닐까요?”

“좋은 대답이군”

스승이 천천히 말했다.

“허지만 내가 생각한 답은 아닐세.”

제자들은 잠시 의논하더니 두 번째 젊은이가 대표로 말했다.

“빛이 나뭇잎에 내릴 때 그것이 소나무인지 참나무인지 분별할 수 있으면 그때가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이번에도 스승은 고개를 저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훌륭한 대답이지만 역시 내가 생각한 답은 아니네.”

제자들이 머리를 모으고 생각해 보았지만 답을 알 수 없었다.

결국 스승에게 간청했다.

“아무리 궁리해 봐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스승이 제자들을 하나하나 사랑스런 눈길로 쳐다보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 눈을 들여다볼 때 형제나 누이로 보이면 아침이 밝은 것이고, 형제도 누이도 보이지 않으면 아직 캄캄한 밤중이라네.”

그렇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형제자매로 보이면 캄캄한 밤중이라도 환한 대낮이요, 형제자매로 보이지 않으면 해가 중천에 있어도 캄캄한 밤이다. 온 몸이 환히 밝아지는 대낮은 저 먼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보는 내 마음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사랑하지 않을 때 칠흑 같은 어둠에 빠져든다. 부모가 형제들이 사랑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생의 대낮 같은 밝음에 들어가는 길이 형제를 사랑하는 길이기 때문이다.(이현주 『보는 것마다 당신』 23쪽)

다윗이 외롭게 쫓겨 다닐 때였다. 놉 땅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가서 빵 몇 덩이를 얻어먹고 불레셋 땅으로 피신하였으나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다시 그곳을 떠나 아둘람 굴속으로 몸을 피하였다. 다윗을 핍박하면서 사울이 그 가족들도 핍박했던지, 형들과 아버지의 온 집이 다윗의 소식을 듣고, 그 곳으로 내려가 다윗에게 이르렀다.(삼상 22장) 전에 형들이 다윗을 시기했지만(삼상 17:28) 막상 어려울 때는 형제밖에 갈 곳이 없었다. 이때 다윗이 읊은 시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133:1) 하는 시이다. 형제는 참으로 아름다운 관계다.

신문 가자 잭 캘리가 소말리아의 비극을 취재할 때 기자 일행은 수도 모가디슈에 있었다. 기자가 한 마을에 들어갔을 때 기근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어가고 있었다. 잭 켈리가 한 소년을 발견했다. 소년은 온몸이 벌레에 물려 있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배가 불룩해 있었다. 머리카락은 빨갛게 변해 있었으며 피부는 노인처럼 보였다. 마침 일행 중의 한 사진기자가 과일 하나를 소년에게 주었다. 소년은 그것을 받아들고는 고맙다는 눈짓을 하더니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소년이 마을에 들어섰을 때, 이미 죽은 것처럼 보이는 한 작은 아이가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아이의 눈은 완전히 감겨져 있었다. 이 작은 아이는 소년의 동생이었다. 형은 동생 곁에 무릎을 꿇더니 손에 쥐고 있던 과일을 한 입 베어 동생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동생의 턱을 잡고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동생이 씹도록 도와주었다. 기자 일행은 그 소년이 자기 동생을 위해 보름 동안이나 그렇게 해 온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며칠 뒤 결국 소년은 영양실조로 죽었다. 그러나 소년의 동생은 끝내 살아남았다. 이웃이 이런 관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김혜자,『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중에서)

뜻이 맞아 만난 의형제를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버린다. 그러나 피를 나눈 형제는 다툰다. 이삭과 이스마엘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된다. 친 형제는 대단히 깨지기 쉬운 관계다. 사랑하는 만큼 상처도 잘 입는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친형제의 애틋한 사랑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큰 딸이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동생을 사랑하는 거예요?”

“소말리아의 한 소년에게서 배울 것은 동생을 살리고자 하는 열정이다. 나는 너희들이 동생을 위해 열정을 갖기를 소원한다. 동생으로부터 전화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전화하는 일, 동생이 편지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이멜을 보내는 일, 동생이 손 내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따뜻한 손을 내미는 일, 동생이 미소 짓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먼저 미소 짓는 일, 이 작은 일들이 동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란다면 동생에 대한 꿈을 버리지 마라. 하나님이 사람을 버리기까지 너희는 어떤 누구에 대해서도 꿈을 버려서는 안 된다.”

한 달쯤 후에 큰 딸이 물었다.

“매 주 일요일마다 전화했는데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런데 언제까지 전화해야 하는 거지요?”

“동생이 먼저 전화할 때까지 해야지.”

“영영 먼저 전화를 안 하면요?”

“그럼 네가 ‘언제까지 전화해야하는 거지’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전화해야지. 열정(passion)은 고통(passion)이야.”

“왜 그래야 되는 거지요?”

“언젠가 네 동생이 너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테니까. 지금 네 동생은 산보 중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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